성인 ADHD(주의력결핍과다활동증후군)는 집중의 어려움과 과다행동, 그리고 충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소아청소년 ADHD와는 다르게 집중의 어려움과 충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비교적 흔한 신경발달질환이다. 과다행동은 나이가 들면서 일반적으로 감소한다고 한다. 그러나 성인이 되어서 증상의 양상은 변하지만 주의력 결핍이나 충동성 등의 문제가 그대로 지속되기 때문에 상당한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아시기에 ADHD가 있는 경우 60% 정도가 성인까지 증상이 지속된다고 하여 성인 ADHD 유병률은 국내에서는 정확히 조사되지 않았지만 2.5%~4.4%의 유병률을 갖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적절하게 치료받지 않으면 낮은 교육수준과 직업의 부재, 사회생활과 대인관계, 감정조절, 이상행동 등의 문제와 함께 이혼과 교정시설 수용 등의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성인 ADHD 환자의 70~80%에서 우울증, 불안장애, 물질사용장애, 섭식장애, 반사회적인격장애를 포함하는 성격장애 등의 공존질환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성인 ADHD 환자는 공존질환을 위주로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에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성인 ADHD의 원인은 단일병리가 아니며 다양한 원인들이 관여하고 있다고 한다. 성인은 발달과정을 비롯한 사회적응 과정에서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러므로 다양한 요인들의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으며 현재 원인으로 제시되는 것을 종합하면 유전적 요인, 신경화학적 요인, 신경해부학적 요인, 신경생리학적 요인, 정신사회적 요인 등이 있다. 분명한 것은 이 질환이 신경발달장애이기 때문에 소아청소년의 경우 신경발달학적 관점이 중요할 수 있다. 그러나 성인은 다양한 요인들의 고려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원인으로 제시되는 것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성인 ADHD는 소아청소년과는 다른 증상패턴을 보인다. 과다활동은 감소하고 집중의 어려움과 충동성이 주문제가 된다. 또한 오랜 기간 질병이 지속되면서 발생한 다양한 문제들이 성격처럼 보일 수도 있다. 성인 ADHD는 70~80%에서 공존질환이 동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존질환의 종류로는 우울증, 다양한 불안장애, 알코올 사용 장애, 조울병, 인격 장애, 충동조절장애, 비만, 섭식장애, 수면장애, 편두통, 건강하지 못한 생활습관(지나친 흡연, 부적절한 성적행위) 등 다양하다. 따라서 공존질환의 증상들이 모두 나타날 수 있다.

성인 ADHD 환자는 낮은 교육수준, 직업 유지의 어려움(높은 실직비율) 그리고 낮은 성과를 보인다. 시간을 잘 관리하지 못하며, 꾸물거리고 산만하며, 집중을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이나 학업을 성공적으로 마치지 못하고 부주의한 실수를 많이 하게 된다. 성공적으로 일 처리를 못하기 때문에 쉽게 좌절하고 감정이나 충동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하며, 산만함 때문에 끝까지 듣지 않기 때문에 잘 잊어버리게 된다. 다른 사람을 간섭하고 활동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며, 말을 너무 많이 하거나 너무 빠르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특성들 때문에 사람과의 관계에서 긴장하며, 충동적이고 반항적인 스타일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성인 ADHD 중 20% 정도가 반사회적 특성을 보이면서 범죄율이 증가하게 된다. 운전을 할 때도 일반인에 비해 추돌사고, 과속, 법규위반, 난폭운전 등 위험한 운전습관을 보인다. 연구에 따르면 ADHD를 가진 성인의 경우 일반 성인에 비해 54%가 높은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정과 행동조절의 어려움이 위험한 운전의 원인이 되며, 통제되지 않는 분노의 표출이 사고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외에서 조사된 자료에 따르면 교정시설에 수용된 사람에서 일반인보다 매우 높은 성인 ADHD의 유병률이 조사되었다. 영국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교도소에 수용된 남성 중 14%가 성인 ADHD 진단기준에 맞는 것으로 발표되었다.

성인 ADHD 진단은 매우 어렵다. 어린 시절 기억이 분명하지 않아 자신이 ADHD 증상을 가지고 있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고, 집중의 어려움은 다른 정신과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병원을 방문할 때 ADHD 문제보다는 우울, 불안, 알코올 문제, 충동조절장애 등 다른 이유로 방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성인 ADHD는 소아에서 발생하는 질환이고 성인에서는 없다고 믿는 경우가 많다. 가장 큰 문제는 명확한 성인 ADHD 증상들이 구별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가장 흔한 진단도구로는 ASRS가 있는데 세계보건기구가 주축이 되어 개발한 성인 ADHD 진단도구로서 18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증상의 빈도를 기준으로 평가를 하게 되어 있다. WURS(Wender Utah Rating Scale)는 Ward등이 성인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 증상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한 진단도구로 성인 환자에서 어린 시절의 ADHD 증상의 존재와 심각도를 평가하며, 0점(전혀 그렇지 않았거나 약간 그랬다)부터 4점(매우 자주 그랬다)까지 평가를 하게 된다. 성인 ADHD 진단의 경우 특별한 생물학적 진단근거는 없으며 의학적 검사, 행동과 병력 평가, 주의력 검사 등 종합적인 임상적 판단에 의해 진단이 내려지게 된다.

스크리닝이나 진단기준에 맞는 설문지도 유용하지만 임상의사의 진단을 위한 상담이 진단을 내리는데 핵심적인 부분이다.
 

성인 ADHD는 치료를 통해 호전될 수 있는 질병이다.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로 구분된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치료 약물은 크게 두 종류인데 중추신경계자극제인 methylphenidate 계열의 약물이 가장 흔하게 사용된다. 또 다른 치료제로는 atomoxetine이 있다.

성인의 경우 오랜 기간 증상 때문에 적응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축적된 문제를 갖고 있다. 주의력결핍과다행동증후군 증상과 함께 역기능적인 사고방식과 그로 인한 잘못된 행동 패턴을 갖고 있으며, 사회기술과 전반적인 인지기능이 부족하다. 따라서 전반적인 기능의 개선을 위해 약물치료와 함께 인지행동치료가 필요하다. 성인 환자의 경우 증상으로 인하여 발생한 문제들을 수용하고, 자신의 문제를 통제하면서 문제가 되는 사고방식과 행동을 개선하는 방식이 필요하며, 부수적으로 발생한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